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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단수한의원/건강칼럼

[홍지선 원장의 한의학 칼럼] 머리는 시원하게, 가슴은 편안하게, 아랫배는 따뜻하게

[홍지선 원장의 한의학 칼럼] 머리는 시원하게, 가슴은 편안하게, 아랫배는 따뜻하게


얼마 전 재수생과 그 어머니가 본원을 찾아왔다. 한창 공부해야 할 땐데 만날 머리가 아프다고 드러누워 있으니 속상하다는 어머니의 하소연이었다. 정밀검사에 MRI도 찍었는데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두통과 어지럼증, 변비까지 있으니 기억력도 안좋고 집중할 수가 없어서 공부에 어려움이 많았다.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를 알자
우리 몸에는 따뜻한 불의 에너지인 화기(火氣)와 차가운 물의 에너지인 수기(水氣)가 함께 흐른다. 몸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건강할 때는 수기는 위로 올라가 머리에 머물고 화기는 아래로 내려가 아랫배에 머문다. 이러한 기 순환의 원리를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한다.

수승화강의 원리는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원리이다. 우리 몸에서 수기는 신장에서 만들어지고 화기는 심장에서 만들어진다. 몸속의 에너지 순환이 활성화되면 단전은 신장을 뜨겁게 하여 수기를 밀어 올린다. 수기가 심장을 차갑게 하면 심장에서는 화기가 빠져나가 단전으로 내려간다. 수기가 등줄기를 타고 위로 움직이면 뇌가 맑아지고 시원해진다. 화기가 가슴을 타고 아랫배로 배려가면 장이 따뜻해진다.

수승화강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아랫배에 화기를 잡아둘 만큼 하단전이 튼튼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경우 머리를 많이 쓰게 되면 화기가 뇌로 올라간다. 또 다른 이유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에 시달리면 임맥이 막히고 기의 정상적인 흐름이 역전되어 화기가 위로 치솟는다. 이런 경우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 신경계 질환이다.  수승화강이 안되면 입술이 타고 손발이 차가우며 머리가 아프다. 설사, 변비가 있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해진다.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결리며 항상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

수승화강이 잘 되는 상태는 입안에 단침이 고이고 머리가 맑고 시원하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힘이 생기며 내장의 기능이 왕성해진다. 피로하지 않고 몸에 힘이 넘친다. 즉, 수승화강이 원활해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으며 마음이 안정되어 편안해진다.


수승화강을 이루는 힐링(Healing)요법
수승화강이 잘되기 위해 본원에서는 힐링(Healing)요법을 사용한다. 힐링요법은 혈과 경락을 누르고 늘려서 자극하고 기를 유통시켜 막혀있는 에너지의 통로를 열고 상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으로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액션 힐링'으로 굳거나 막힌 경락과 근육을 풀고 열어서 에너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다. 2단계는 에너지가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흐르고 약한 곳에서 강한 곳으로 끌리는 성질을 이용하여 기의 흐름을 조화롭게 하는 '에너지 힐링'이다. 3단계는 플라시보 효과라고도 하는 '메시지 힐링'으로, 무의식의 세계에서 스스로 치유되는 효과를 준다. 

현대인들이 수승화강이 되지 않는 이유는 앉아서 머리를 많이 쓰지만 움직이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술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열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해 열이 맺히는데 걷기나 운동은 적게 하니 열이 내려오기는커녕 오르기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앞서 재수생의 경우 진찰 결과, 뇌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있고 내경동맥의 혈행도 지장을 받고 있었다. 배꼽주위는 굳어있고 가스가 차며 신장의 혈액 여과 기능까지 저하되어 있었다. 보혈약과 보기약 처방으로 순환력을 높여주고 3단계 힐링요법을 실시했더니 한 달 후 어머니와 학생은 환하게 웃으면서 한의원을 나설 수 있었다. 두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유를 알고 나니 치유의 길이 열린 것이다.